불 꺼지는 카지노 천국

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는 1년 365일 불황을 모르던 카지노 천국,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도 밀어 닥쳤습니다. 국내외 도박꾼과 관광객들의 수가 크게 줄면서 호텔 신축공사들이 줄줄이 중단되고 있고 불야성을 이루던 밤거리의 풍경도 사뭇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3년 전, 도시 역사 백주년을 맞은 뒤 새로운 백 년을 개척하려던 라스베이거스가 생각지도 못 했던 경제 한파의 시련을 맞고 있습니다.
<리포트>
세 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야경입니다. 끝없는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 녹색 도시. 그래서 도시 이름도 ‘푸른 초원’이라는 뜻의 라스 베이거스로 지어졌습니다. 관광의 도시, 박람회의 도시. 여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도박은 365일 라스 베이거스를 잠들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데이비드 그레이(관광객): “라스베이거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오 늘의 라스베이거스가 시작된 때는 1905년. 미국 남서부와 중부 내륙을 잇는 초대형 철도가 완성되면서, 조용했던 광산 마을, 축산 마을이 현대 도시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황금을 찾아 서부로 몰렸던 카우보이들의 도박판이 커지기 시작해 대박을 쫓는 도박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법이 보장하는 도박은 대형 관광산업으로 커졌고, 경제 신화로 이어졌습니다.
얼 마 전 숨진 초대형 배우 폴 뉴만, 20세기 최고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와 비틀즈 까지. 40~50년 부터는 최고 스타들의 공연장으로 성장하면서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백 년 동안 지구상에서 불이 꺼지지 않는 유일한 도시로 그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인터뷰>굿 맨(라스베가스 시장): “아무 것도 우릴 멈추게 할 수 없고, 한계도 없습니다. 꿈은 반드시 이뤄집니다.”
그 런데 최근 라스베이거스의 거리를 수 놓았던 현란한 조명들이 하나 둘 씩 그 밝기를 낮춰가고 있습니다. 방문객들로 줄을 이었던 중앙거리와 호텔. 쉴 새 없이 도박꾼들을 실어 날랐던 공항. 미국발 금융위기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직격탄을 맞은 라스베이거스, 일 년 전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팀 랭(택시 기사): “작년에는 초과 근무도 많았고 좋았었는데, 올해는 한달에 400달러 정도 수입이 줄었습니다.”
돈을 돈처럼 생각하지 않았던 도시에서 주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인터뷰>팻 왈드(주민): “미국 전체의 경제가 좋지 않아 관광객들이 씀씀이를 줄입니다. 기름 값도 많이 올라서 정말 타격이 큽니다.”
3 개 호텔이 새로 들어올 예정이던 공사현장입니다. 만개 가까운 객실을 만들려던 공사는 최근 들어 계속되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천명 가까운 인부들도 한꺼번에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자고 나면 호텔이 하나씩 솟아오른다던 라스베이거스. 천2백 개 호텔에 15만 객실을 자랑했지만, 호텔 신축 공사가 중단된 지 오래입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카지노 기계 소리. 대박을 찾아 나선 사람들은 물론 세상 구경을 나온 한가로운 관광객들마저도 유혹합니다. 그러나 취재진이 찾아 본 카지노는 썰렁했습니다. 주말이면 앉을 자리가 없다던 곳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말에도 여유로운 장소로 변해 버렸습니다.
<인터뷰>윌 스캇(콜로라도 관광객): “작년 보다 비행기 값이 두 배나 올라 결국 운전을 해서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현금이 움직인다는 라스베이거스 거리의 인파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평소라면 길을 걷기도 힘들었던 거리가 요즘 들어서는 썰렁한 기운마저 들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마이크 크라켓(시애틀 관광객): “사람이 없어서 걸어 다니기 편합니다. 가격이 내려 전보다 부담이 덜 됩니다.”
중심가의 타격은 그래도 덜 한 편입니다. 주변을 둘러싼 여관과 식당, 술집 같은 언저리 휴양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주미애(라스베이거스 한인 식당 ): “8월만 해도 손님이 1/3 정도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9월 들면서는 전 보다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박람회에 온 대규모 회사원들과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였을 휴게 시설도 텅빈 공간으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김기흥(여행사 대표): “이 곳 주민들이 관광객들의 소비 액수가 줄어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경 기침체와 심리적인 위축으로 라스베가스를 찾는 발길이 줄어들자 호텔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예전에는 필요 없던 고객 유치를 위한 여러가지 상품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반 값 호텔비는 기본. 7~8만 원 짜리 주유권을 그냥 주고, 몇 십 만원 상품권과 할인권이 따라 갑니다.
또 다른 명물인 호텔 쇼 공연에도 세일, 또 세일, 파격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뷰>키란 와이스(영국 관광객): “하나사면 하나 공짜인 티켓 때문에 여자 친구와 쇼를 보러 왔습니다.”
매일 매일 손님 발길을 잡으려는 아이디어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인터뷰>양건수(라스베이거스 00호텔 마케팅이사):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있다.”
백 50만 인구가 해 마다 4천5백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했던 라스베이거스로서도 이제 변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제르미 핸델(라스 베이거스 관광국): “생활 속에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들이 와서 다 잊고 즐기라는 새로운 캠페인을 시 전체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관광으로 승화시켜 산업화에 성공한 도시 라스 베이거스. 미국발 금융위기로 수렁에 빠지고 있는 세계 경제 앞에서 잠시 주춤거리지만, 라스 베이거스는 새로운 백 년을 위해 또 다른 변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